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동은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늘 주제 볼게요. 오늘 이낙연 의원까지 뛰어들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기본소득 논의에 뛰어드는 모습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한번 따져보죠.
일을 하지 않더라도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게 기본소득의 개념인데요.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기본소득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입니다.
이낙연 의원은 오늘 처음 입장을 밝혔는데 "취지를 이해한다.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며 가세했습니다.
반대입장도 있는데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본소득 대신 전국민 고용보험을 해야 한다고 했고, 홍준표 의원도 반대했습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최근에 다시 화두를 던지자 여야 대권주자들이 논의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Q. 이재명 지사와 홍준표 의원은 사회주의 논란까지 벌였다면서요?
기본소득을 보는 시각이 180도 다른 두 사람인데요,
홍준표 의원이 "기본소득의 본질은 사회주의 배급제도를 실시하자는 것"이라고 하자, 이재명 지사는 "그럼 기본소득 주장하는 빌 게이츠는 종북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Q. 정치권에서는 이렇게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오늘 나온 여론조사가 있는데요.
찬성 48.6%, 반대 42.8%로 오차 범위 내에서 찬성 의견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Q. 국민들 입장에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돼면 내가 얼마를 받는거냐가 가장 궁금할 것 같아요. 정치권에서는 얼마를 주겠다고 하는 겁니까?
액수를 언급한 건 단 한 명, 이재명 경기도지사 뿐인데요,
1년에 20만 원에서 시작해 액수를 점점 늘려서 연간 50만 원을 지급하는 안을 제안했습니다.
Q. 연간 50만 원이면, 한 달에 4만 원 꼴인데 이걸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나요?
기본소득의 뜻이 최소한의 생활비인데 월 4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겠죠.
결국 재원이 문제인데요.
지금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 수준으로 전 국민에게 월 30만 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재원이 연간 180조 원이 필요합니다.
180조 원이면 올해 우리나라 예산의 1/3이 넘고, 보건·복지·고용 예산을 전부 써야 합니다.
Q. 그럼 지금 수준의 예산으로는 사실상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게 불가능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죠.
세금을 지금보다 더 걷거나 기존에 있던 기초생활수급비, 기초노령연금, 실업급여 등을 폐지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소득을 논의하자는 정치인들이 가장 중요한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겁니다.
Q. 4년 전에 스위스가 기본소득을 도입하려고 하다가 비슷한 이유로 국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었죠. 실제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나라가 있긴합니까?
나라는 아직 하나도 없고요.
미국 알래스카에서 석유를 팔아서 생긴 이익 일부를 주민들에게 일 년에 한 번 배당금으로 주는, 기본소득과 비슷한 제도가 있기는 합니다.
Q. 과연 된다면 언제 가능할까도 관심이에요. 현 정권에서는 쉽지 않은 건가요?
정부는 일단 선을 긋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3년 전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선 공약으로 들고 나오자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5개사 합동 토론회(2017년 3월, KBS)]
"그렇게 일률적이고 거의 모든 전국민에게 일인당 얼마씩 이렇게 하는 부분은 저는 조금 재원상 감당하기가 어렵고 그런 재원이 있다면 일자리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이 보다 더 우리 경제를 살리는 근본 대책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대선에서 더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이니 기본소득 논쟁은 이제 시작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Q. 사실 기본소득은 복지 차원의 접근 보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미래를 대비한 논의로 시작된 건데요. 일단 다양한 연구는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